영문학자로서 주 전공은 셰익스피어 및 현대 영미희곡이다. 그 내용은 크게 3개 분야에 걸치는데, 그 중 2개 분야는 학문적 관심사로서 처음부터 지속되어온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뒤에 추가된 것이다. 그 개요를 설명하면 대략 아래와 같다. (1) 셰익스피어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영문학 최고의 극작가로서 연구대상이 일개 작가로서는 매우 연구범위가 넓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는 당시의 무대와 직접 관련하여 그를 단순한 문학자로서만 보지 않고 실천하는 연극인으로서 그의 작품에 나타난 '연극성'에 중점을 두는 연구방향을 택해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작품의 극적 구성에 유의하여, 특히 작품의 '유기적 통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나아가 셰익스피어가 각 시대, 특히 현대연극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무대화의 과정에서 어떤 해석 또는 변용을 가능케 하였는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2) 다음으로 현대 영미 희곡에 대해서는 다같이 관심을 표시하였는바. 영국의 경우 버나아드 쇼에서 애란 극작가들, 그리고 전후의 부조리계열의 작가, 예컨대 새무엘 베켓트나 해롤드 피터 같은 극작가들에게 이르기 까지 골고루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미국 극작가들에 관해서는 유진 오닐은 물론 2차 전후의 테네시 윌리암즈나 아더 밀러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그와 동시에 현대 영미희곡은 보다 광범하게 입센 이후의 유럽 극작가와 때어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 특히 체홉, 브레히트, 이오네스크 등에 대한 관심은 필수적인 것이었다. (3) 세 번째로는 동서연극의 비교연구인데 앞의 것들 보다 관심은 늦게 시작되었지만 매우 흥미진진한 것이어서 서구연극을 나름대로 섭렵한 바탕 위에서 동양연극(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과의 비교미학 또는 영향수수 관계에 대한 고찰은 비록 초보적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해본 것으로 자부한다.『동서연극의 비교연극 』(1987)이 그 성과의 일단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