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사와 정치·사회사상 및 사학사상을 전공한 서양사 연구자로서 근래에는 현대사와 세계화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근대 휴머니즘 연구를 시작하여 1973년에는 종합적으로 개관(槪觀)한 '르네상스 시대의 사회와 사상'을 출간하였다. 르네상스 연구는 그 이래로 최근까지 계속되어 1992년 아메리카 발견 400주년을 기해 일본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지리혁명을 성찰하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1970년대 이래 역사인식 문제를 연구대상으로 삼아 그 결과를 논문들과 단행본으로 발표하였다. '역사의 이해'(1974), '역사의 의미(1981), '역사의 본질과 인식'(1998) 등에서 사학개론의 문제를 탐구하고 사관이나 시대구분 등에 관한 저서를 통해 역사학계의 관심을 촉구하였다. 사상사에 관해서는 사회·정치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특히 형평 개념의 정치사적 의미를 규명했을 뿐 아니라 형평이란 용어가 일반화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현대사에 대한 관심은 1980년 처음으로 현대사 방법론을 제시한 이래 지속되어 1990년 말에는 한국 최초로 현대사연구소 설립을 구체화하였다. 한편 서양사 교육의 향상을 위해 1970년대 후반 '서양사총론'을 저술하여 고등교육 기관에서 사용될 수 있는 역사 교재의 혁신을 시도했으며 이의 개정과 보완을 위한 작업을 거듭하여 2000년에는 전 2권의 최신판을 출간하였다. 1990년대부터 국제역사학 한국위원회를 주관하여 역사학계의 국제적 진출 및 역사학의 국제화를 촉진시키며 일본 역사학계와의 정기적 교류를 정착시키려고 역사가회의를 주도하였다.